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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몰아볼테냐 You want to drive?'라고 묻자
'나는 운전한다 I drive'라고 대답했다는 이메가 옵화의
어딘가 서글픈 서바이벌 잉글리시.



1. '티베트 사태' 기름부은 '올림픽 성화' : 세계 각국 도시에서 열리고 있는 성화 봉송이 티베트 사태에 항의하는 반 중국 시위대들에 의해 연일 봉변을 당하고 있습니다. 한편 성화를 지키기 위해 투입된 중국 호위대원들이 관광 비자로 입국해 시위대에 과잉 진압을 가하고 있어 이 역시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합니다.

남의 나라 시민도 거침없이 제압. '남의 나라에서도 이러는데, 내 나라 가면 어떨 거 같아?'라고 과시하는 건가열. 역시 반도 출신 범부로서는 감당 못 할 중화의 창대한 배짱. 부라보.


2. 檢, `양정례 당선자 의혹' 본격 수사 : 검찰은 친박연대 비례대표 1번 양정례 당선자의 학력ㆍ경력 위조 및 거액 특별당비 납부 등에 대한 의혹을 검증하기 위해 본격 조사에 나섰습니다. 양정례 당선자는 특별당비 3억원을 낸 것은 물론 학력과 경력을 허위로 기재하고 배우자 재산까지 신고하도록 되어 있는 선거법을 피해가기 위해 결혼사실을 숨겼다는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정치 시작했~다~♪ 정치 끝났다~♬


3. '허무한 99일'‥실패 예견된 삼성특검, 왜? : 분식회계, 비자금, 정관계 로비 의혹을 모두 무혐의 처리하고 그나마 검찰이 일부 수사했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만 성과를 내는데 그친 삼성 특검이 예견된 실패였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검 안팎에서는 조준웅 특별검사의 지시로 비자금 수사가 졸속으로 마무리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16년 동안 그 어떤 권력에도 결코 머리를 숙인 적 없으시다는 달인 '특검' 김병만 선생.
 
 
4. ‘벼락치기’ 교육자율화에 ‘혼란’ 빠진 학교 : 교육과학기술부가 우열반 편성과 0교시·심야 보충수업 허용 등 논란이 큰 사안을 ‘사회적 논의’나 ‘예고’도 없이 불쑥 발표하는 바람에 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명신 함께하는 교육 시민모임 공동회장은 “정권이 바뀌면 교육 개혁안이 나오기 마련인데, 이런 식의 느닷없는 발표와 ‘즉시 시행’ 방침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정부가 초중등 교육에서 손을 떼겠다며 한국 교육을 뒤흔드는 조처를 취하면서 어떻게 공청회 한 번 거치지 않을 수 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후배들아. 웰컴 투 정글. (묵념)


5. 오세훈 시장 '뉴타운 논란 답답' : "세상이 절 믿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 뉴타운 지정 문제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대해 답답한 심경을 표현했습니다. 오 시장은 "무한한 인내심을 갖고 있다"고 거듭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고 합니다.

오 시장님. 원래 낚시란 게 인내심이 많이 필요한 스포츠에요.


6. 혁신·행정도시 예정대로 추진 - 지방 반발 불길 진화… 보완과정 불씨 여전 : 혁신도시 논란이 수도권ㆍ지방 간의 국론 분열로까지 이어지자 당정은 한 발 물러서 "지방발전 정책을 실효성 있게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이메가 옵화, 국민이 회로 보여요? 툭 하면 떠보게?


7. 문희준, “예전의 강타는 창피한 동생” : 18일 SBS 라디오 'MC몽의 동고동락'에 출연한 문희준은 '강타는 데뷔 전부터 알던 동생이었는데, 스타일이 독특해서 데리고 다니기 창피했다. 정수리에 머리카락 한가닥만을 남기고 모두 삭발한 이상한 헤어스타일에, 눈이 나빠서 도수가 높은 뿔테 안경을 썼다. 바지도 어찌나 크게 입는지 어디 앉으면 엉덩이가 다 보일 정도여서 내가 자주 가려줬다' 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복수하려고 솔로 앨범 때 그렇게...? (...)


8. 예술의전당, 이소라 공연협상에서 비리 저질러 : 이소라 소속사 세이렌의 김대훈 대표에 따르면 예술의전당 측은 대관료를 줄여주는 조건으로 차액 600만 원을 무자료로 처리해 줄 것, 담당 직원이 이소라 콘서트에 3천만 원을 개인적으로 투자하는데 대한 지분 참여를 허용해줄 것, 티켓 판매 대금 중 예술의전당 지분의 정산 부분도 무자료 처리해 줄 것 등을 요구했고, 이런 제안에 문제가 많다고 보고 항의한 결과 예술의전당 측이 공연 불가를 통보했다고 합니다.

'어찌 예술의 전당에서 대중가요 가수 공연을' 이라던 그 자존심은 다 어쨌대?


9. 이하늘 맞선 소식에 팬·누리꾼 일제히 환영 : KBS 2TV ‘상상플러스 시즌2’에 출연해 '잘 아는 형님의 친딸'과 조만간 맞선을 볼 것이라는 말을 한 이하늘에게 그의 팬들은 물론 일반 네티즌들까지 환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김창렬의 경우를 예로 든 네티즌 '깊은 창하'는 '이하늘이 맞선을 본다는 것은 래퍼가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는 것처럼 어색한 느낌도 있지만 축하할 일'이라며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잘 아는 형님의 친딸', '래퍼가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는 것처럼 어색한 느낌'... 왜 이렇게 기사를 읽으면서 이하늘답다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건지;;; (어쨌거나, 건투를 빌어요. 스트리트 파이터 하늘이횽)


10. 한국 최초 애니메이션 '홍길동' 발굴 : 한국영상자료원은 그동안 실종 상태였던 <홍길동>의 필름을 일본에서 찾아내 복원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습니다. 영상자료원은 5월 9일부터 시작하는 ‘한국영상자료원 개관영화제’ 폐막작으로 이 작품을 상영할 계획입니다.

'청춘의 십자로'도 찾고, '홍길동'도 찾고. 올해는 한국 영화사 기록 갱신의 해군요.


이메가 옵화, 설마 하니 영어가 안 되서
정상회담 테이블에서 무조건 예스만 외친 건 아니지?
(옵화, 다음엔 주어 뒤에 will을 잊지 말아줘.)



글 | 잠고양이 (자유기고가, 백수)
그래픽 | CQ 그래픽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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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0 16:17 2008/04/2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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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46.1%를 꽃피우기 위해
봄부터 원더걸스는 그렇게 춤췄나 보다



1. 투표율 30%대 선거구 20곳... 대표성 있나 : 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46.1%로 잠정 집계되어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20대 투표율 19%. 이래 놓고 나중에 잘못 뽑았네 어쩌네 정치 얘기 꺼냈다간 씹어먹을겨.


2. 한나라 153석 승리…의회권력 교체 : 한나라당은 전국 245개 지역구 가운데 131석을 얻었으며 정당명부 투표에서도 22석의 비례대표를 확보해 총 153석의 원내 1당으로 올라서며 승리를 굳혔습니다.

과반은 과반인데 어딘가 좀 찜찜하죠? 이제 단순히 아버지 후광이라고만은 할 수 없을, 천막당사에 이은 그녀의 벼랑 끝 부활 2차전. 이번 선거 최대 수혜자, 박근혜. (근데 언니, 팬클럽 이름은 좀 노골적이더라. 아니 글쎄 '친박연대'가 뭐니?)


3. 이인제 철새논란 딛고 5선 성공 : 자주 당적을 바꿔 통합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인제 무소속 후보가 통일민주당, 민자당, 새천년민주당, 자민련, 무소속으로 각각 출마해 모두 당선되는 진기록을 세웠습니다.

풀리지 않는 신비, 잊을 만 하면 다시 나타나는 악몽같은 당신. 경기-충청-전라-경상-강원에 모두 출마한 한국 정치사의 그랜드슬램, 치가 떨리고 악이 받치는 그 이름 불멸의 이인제. (추신 : 당신 새 별명 마음에 들더라. '피닉제'라매?)


4. "노회찬·심상정ㆍ김근태 '지·못·미~'" : 수도권의 한나라당 돌풍에 휩쓸려 석패한 진보신당의 노회찬·심상정 후보와 통합민주당의 김근태 후보 등에 대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지못미(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괜찮아요. 짧은 시간 잘 추스려 잘 싸웠잖아요. (하긴, 이인제도 당선되는 마당에... 지못미 ;ㅁ;)


5. AI 확산…전북 양계산업 기반 '흔들' : 잇따르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로 전북지역의 살처분 대상이 대폭 확대됨에 따라 피해 규모도 눈덩이 처럼 늘고 있습니다.

우리야 닭만 못 먹으니 그렇다 치지만, 애써 키운 닭들을 땅에 묻은 그 분들은 착잡함에 밥술이나 뜨실까요.


6. 이소연 "키 3cm 커졌어요" : 우주 정거장에 무사히 도착해 과학실험 임무를 시작한 한국의 첫 우주인인 이소연(30)씨가 11일 SBS 라디오와 생방송으로 연결된 인터뷰에서 '키를 쟀더니 지상에 있을 때보다 3㎝ 더 컸더라'고 말했습니다.

누가 나한테 260억만 좀. (나도 키 한번 커보고 싶어서... ☞☜)


7. '견장' 단 강타, 훈련소 모습 '최초 공개' : 지난 1일 경기도 의정부 306보충대를 통해 현역 입소, 4일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모 사단 내 신병 교육대로 이동한 강타(안칠현)의 사진이 군 관련 인터넷 싸이트에 올라왔습니다. 사진 속의 강타는 어깨에 견장을 달고 있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번 프론트맨은 영원한 프론트맨. 훈련소의 꽃 분대장 훈련병이로구나. (적응 잘 하고 있는게야?)


8. 영화 '벤허' 주연 '찰턴 헤스턴' 사망 : 영화 '벤허'의 주인공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찰턴 헤스턴이 긴 알츠하이머 투병 끝에 향년 84세를 일기로 사망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밥맛이었지만, 아저씨 영화는 재미나게 봤어요. 편히 쉬시길. (추신 : 저 위에서 모세를 만나거든 진짜 갑빠가 아저씨만큼 터질 것 같은지 확인 좀 해봐요. 말이야 바른 말이지, 어떻게 계명이 열개나 적힌 석판보다 갑빠가 더 커보이던지;)


9. 박명수, 8세 연하 의사와 결혼 : "원래 떠는 사람이 아닌데 긴장 되고 이 시간이 빨리 지났으면 하는 생각이 들지만 한 번 있는 결혼식이니 진지하게 임하려고 한다." 지난 6일 오후 5시 개그맨 박명수(38)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8세 연하의 의사와 결혼했습니다.  이 날 신부를 위해 시인 원태연이 결혼 선물로 직접 작사한 "바보에게...바보가" 라는 노래를 부른 박명수는 "인터넷에 음원이 공개돼 있다. 한 곡에 500원이니 다운로드 해달라" 는 재치스런 답변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 형, 하나도 진지하지 않잖아;; 어쨌거나 장가간 거 축하해요.


10. 바지 벗기려다 속옷까지 ‘쏙’ 남자끼리 장난 ‘성추행’ 입건 : 광주 북부경찰서는 헬스클럽에서 봉모씨(25)의 뒤로 몰래 다가가 바지를 벗긴 오모씨(36·자영업)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오씨는 경찰에서 “봉씨와 형님, 동생 하는 사이라 장난삼아 바지를 내리는 실수를 했다”면서 “그냥 바지만 내려갈 줄 알았는데, 속옷까지 내려가 무척 당황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헬스클럽 안에서는 남녀 10여명이 운동 중이었다고 합니다.

박명수씨, 정준하씨한테 사과하세요. (찮은이형, 아직 공소시효도 남았는데 새신랑이 입건되면 좀 그렇잖아?)



어이, 20대. 투표율 19%의 20대.
원더걸스로도 부족해? 도대체 바라는 게 뭐야?



| 잠고양이 (자유기고가. 백수)
그림 | CQ 그래픽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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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2 16:32 2008/04/12 16:32
장국영

장국영 张国荣 Leslie Cheung Kwok-Wing. 1956.9.12 - 2003.4.1

장국영이 죽었을 때 나는 반절쯤은 집을 나와서 살고 있었다. 수능 두 달 쯤 전에 무작정 집을 뛰쳐나왔던 친구를 팔자에도 없이 거둬 먹여 살리느라 집에다가는 공부를 하노라 공수표를 날리고 잡았던 신림동 자취방은 좁고 어둡고 습했다. 꿈만 많았지 아무 것도 실천에 옮길 능력도, 엄두도 없었던 비겁하고 초라하며 구질구질하던 청춘들은 방바닥을 굴러다니며 채광도 좋지 않던 그 방 창문 너머, 신림동 고시촌 건물들 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지키지도 못 할 다짐들을 남발하는 것으로 청춘이 응당 가져야 할 야심의 총량을 연소시키곤 했다. 어느 저녁이었던가, 그 소식을 모두에게 전했던 게 나였는지 친구였는지 아니면 집세를 나눠 내려는 수작으로 새로 들였던 제3의 룸메이트였는지도 기억이 나진 않지만 누군가 방문을 박차고 들어와 멍한 표정으로 모두를 보고 '장국영이 죽었대' 라고 외쳤던 건 기억이 난다. 그 날은 만우절이었고 그래서 아무도 그 말을 안 믿는다 해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었겠지만, 이상하게도 모두 다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고 방 안에는 알 수 없는 침묵이 가득했다.

그는 언제 죽더라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작품 안에서 거푸 죽거나 혹은 죽을 만큼 외로웠다. 침체될 대로 침체된 홍콩 영화계 안에서 고군분투했음에도 예전만큼 관객들을 설득하지 못 하던 그의 행보 역시나 우울하기 짝이 없었다. 건물 옥상에서 몸을 던지는 정신과 의사 역할을 맡았던 [이도공간]의 상업적 실패에 안타까워하는 사람들도 몇 없었고, 그의 커리어가 점점 더 시시해지는 것에 대해 어느 선 이상으로는 도저히 발전할 기미가 보이지 않던 그의 연기력 -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가 연기를 빼어나게 하는 배우는 아니었잖은가 - 을 원인으로 돌리는 건 당연한 진단처럼 보였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소식을 들은 이와 전한 이 모두가 '그래도 이건 너무 하잖아' 라는 당혹스러움 뒤 어딘가에 '내 언젠가 그럴 줄 알았지' 하는 수긍을 조심스레 공유한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그는 장국영이 아닌가. 그가 구룡반도를 향해 몸을 던진 날이 하필이면 만우절이라니, 24층에서 뛰어내리고도 바로 숨을 거두지 못 하고 전신 골절로 병원까지 실려 와서야 비로소 숨을 거둘 수 있었다니, 게다가 영원히 나이를 먹을 것 같지 않던 그의 얼굴만큼은 긁힌 상처조차 없었다니, 마지막 농담치고는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 팬들은 그가 자살을 선택했다고 믿지 않았고, 제대로 공개된 적이 없던 유서와 그가 죽기 전에 잡아뒀던 수많은 약속들과 계획들은 그의 죽음 뒤에 뭔가 음모가 있다는 음모론에 기름을 부었다. 심지어 그가 죽고 나서도 가끔 홍콩 타블로이드 지를 통해 '죽은 줄 알았던 장국영이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홍콩 등지에 출몰하는 것을 목격했다' 는 루머가 전해지기도 했다. 사람들은 하필이면 만우절에 세상을 떠난 그의 죽음을 열심히 부정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추억할지언정 쉽게 추모하진 못 했다.


아비정전

아비정전 阿飛正傳 Days Of Being Wild. 1991

생각해보면 그의 죽음이 왜 하필 만우절이어야만 했는가 하는 우리의 슬픔의 정체는 어찌 보면 애도라기 보단 원망에 가까웠던 것 같다. 왜 더 이상 우리 옆에 없느냐고, 왜 그렇게 떠나야 했느냐고, 왜 좀 더 우리 옆에서 머물러 주지 않았느냐고 따져 묻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하다 못 해 만우절만큼은 좀 피해줄 수 있지 않았느냐고, 그의 쉽지 않았던 선택마저도 내가 받을 충격이 조금이나마 적은 방향이었다면 좋았을 것을 하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그의 열광적인 팬이었던 적도 없었던 주제에 나는 참 이기적인 사람이구나 싶다. 나는 그의 죽음마저도 온전히 그의 것으로 슬퍼하지 못 하고 나를 위해 소비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런 주제에 매년 4월 나는 무슨 염치가 있어서 그를 그리워하는가.) 어쩌면 쇼 비지니스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겪는 숙명일지도 모르겠다. 연예인들을 향한 극진해 보이는 팬들의 사랑은 본질적으로는 상대가 자신을 계속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주기를 바라며 스스로를 위안하려는 지극히 자기 본위의 감정에 가깝기 때문이다. 또한 대중들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들이기에 그들 인생의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 속해야 할 크고 작은 일들은 때론 타인들에 의해 멋대로 이용되기도 한다. 특히나 그게 죽음이라면 더더욱. 당장에 히스 레저의 요절을 [다크 나이트] 홍보의 최전선에 배치하고 있는 워너 브러더스라거나, 찰튼 헤스턴의 죽음에 - 그것이 사실임은 자명하지만 - '배우'로서의 그를 기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위대한 자유주의자'였노라 애도의 말을 바치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그들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간직할 수 없다. 쓸쓸하지만 사실인 걸 어쩌겠는가.

그가 떠나간 지도 벌써 5년이 지났다. 미안하게도 내게 그의 죽음은 이 맘 때나 되어야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흐릿해졌다. 세월의 탓인 까닭도 있지만 - 정권이 하나 바뀔 만큼 긴 시간이었다 - 그의 죽음 위에 뒤덮힌 수많은 죽음들이 있었다. 당장 생각나는 사람만 대강 적어보더라도 이은주가 죽었고, 조지 해리슨이 죽었고, 로버트 알트먼이 죽었고, 히스 레저가 죽었고, 이영훈이 죽었으며, 아서. C. 클라크가 죽었다. 젊든 늙었든 상관 않고 경쟁이라도 하듯 앞 서거니 뒷 서거니 차례로 떠나간 그 수많은 죽음들에 매번 아파하기엔 나 역시도 나이와 함께 무뎌져갔기에 오래된 죽음들은 점차 흐릿한 형태만 간직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가끔 견딜 수 없이 외롭다 느껴지는 날이면 아휘가 떠나간 빈 방에서 혼자 담요를 뒤집어쓰고 그가 놓고 간 자신의 여권을 바라보며 처절하게 울던 [해피 투게더]의 보영이 떠오르곤 했다. 실제의 그 역시 그렇게 외로웠을까. 확인할 길 없을 추측은 위험하고 공허하다. 그가 24층에서 몸을 던졌다 하더라도 그가 외로웠노라 단언할 순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위태롭게 떨리던 보영의 작은 어깨를, 한번 정도는 도닥여주고 싶었다. 싸구려 브라운관 속으로 뛰어 들어가 그의 외로움을 위로하는 것으로 내 외로움을 치료하고 싶었다. 이제 내게 그럴 수 있는 기회는 사라졌다. 그가 살아 있었다 하더라도 온전히 그를 위해 그를 위로해 줄 수 있을 가능성 따윈 제로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만우절을 빙자해 그의 죽음을 부정할 수도 없는 노릇. 그렇다. 그는 더 이상 만우절 농담으로도 극복할 수 없는 세계로 건너간 것이다.


해피 투게더

해피 투게더 春光乍洩 Happy Together. 1997

| tin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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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9 14:27 2008/04/09 14:27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나는 유령작가입니다꾿빠이, 이상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 문학동네 | 2007

함께 읽을만한 텍스트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김연수 | 창비 | 2005

꾿빠이, 이상
김연수 | 문학동네 | 2001

1990년대 말 문단에 등장해 주목받았던 많은 동시대 한국 소설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김연수 역시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비전이라거나 낙관적인 세계관과는 거리가 먼 작가였습니다. 본격적으로 세인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던 작품인 [꾿빠이, 이상] 에서 끊임없이 제기된 진실과 거짓의 자리바꿈이라거나, 단편집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전체를 관통하는 '타인을 진실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은 가능한가' 같은 질문들을 통해 김연수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진실인 것은 없으며,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타인과 진실로 소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회의적인 결론에 도착했습니다. 그가 빚어낸 인물들은 끝없이 진실을 찾아 헤매며 이해와 소통을 꿈꾸다가 결국 어느 선에서 포기하고 그 사실을 수긍하고 좌초되거나,([꾿빠이, 이상]의 김연화, 피터 주.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수록작 : 그건 새였을까, 네즈미]의 네즈미 요시히로.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수록작 : 이등박문을, 쏘지 못하다]의 성수) 그렇지 않으면 그 사실에 저항하기 위해 아예 죽음을 선택하기도 했습니다. ([꾿빠이, 이상]의 서혁민.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수록작 : 다시 한 달을 더 가 설산을 넘으면]의 '그')

작년(2007년) 말 출간되어 세인들로 하여금 다시 한번 김연수를 주목하도록 만들었던 장편소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은 일견 작가가 기존 자신의 세계 인식을 수정한 듯 보입니다. 2005년 겨울부터 2007년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모두인 동시에 하나인]이란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을 모아 출간한 이번 소설은 아직까지 대학가가 사회 변혁에 대한 열망을 간직하고 있던, 하지만 동시에 이념의 시대에서 자본의 시대로 이행하는 게 눈에 보이던 9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잠시 내용을 간략하게 - 이 소설의 내용을 간략하게 훑어본다는 것도 사실은 무리인 일입니다만 - 훑어보자면, 작중 화자인 '나'는 5월 투쟁이 끝나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던 도중, 투쟁국장의 권유를 받아들여 방북학생회담 예비후보 자격으로 베를린에 가게 됩니다. 함께 투쟁을 하던 여자친구 정민을 뒤에 두고 어렵게 뗀 발걸음이지만, 이내 학생운동 지도부가 갑작스럽게 붕괴되고 교체되면서 북에 들어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남한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이도 저도 못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그러는 동안 '나'는 자신이 기숙하던 작곡가 헬무트 베르크의 집에서 '누구의 슬픔도 아닌' 이란 비디오 테이프를 발견하고, 그 테이프의 주인공인 이길용의 삶에 빠져들게 됩니다. 이런 기본적인 뼈대를 중심으로 수많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날실과 씨실이 되어 이야기를 직조해 나갑니다. 서해바다를 막아 만석지기가 되고 싶었으나 엉뚱하게 고정간첩으로 몰려 폐인으로 삶을 마감한 징용학도병 출신 할아버지 이야기, 촉망받는 인재였으나 예기치 않은 폭력의 희생자가 되어 정신병에 시달리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정민의 삼촌 이야기, 자신은 두 번 죽었다가 살아났노라고 말하는 이길용의 이해받지 못 하는 삶, 편지에 쓸 수 있는 글자 수조차 제한받는 유대인 수용소에서 생환해 전 세계의 망명객들을 거둬 먹이며 살아가는 피아니스트 이야기 등이 각자 제 몫의 방향과 분량을 가지고 진행이 되지만, 동시에 그 모든 이야기들은 연결고리를 가지고 서로 맞물려 전체의 큰 그림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전혀 상관없는 듯한 이야기를 시치미 떼고 진행해 나가다가 결국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보면 그 이야기들이 결국 하나의 큰 결말을 이루기 위해 짜임새 있게 배치되어 있는 식의 구조는 김연수가 즐겨 사용하는 구조입니다. 장편 [꾿빠이, 이상]에서도 3개 장을 넘나들며 각자의 이야기가 배치된 의도를 감춘 채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독자들을 홀렸으며, 심지어는 단편에서조차 아무 상관없을 것 같던 요소들이 예상치 못 한 결말에서 재회하곤 했습니다.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수록작 :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 그러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에서는 그 구조가 가히 경악스러울 정도로 촘촘해졌습니다. [꾿빠이, 이상]이나 그의 단편들에서 이런 구조들은 대체로 하나의 진실이란 것은 없으며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저마다 제각기의 진실의 한 국면이 존재할 뿐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이런 구조가 외따로 떨어진 개별적 존재로서의 작중인물들의 인생이 서로 겹치고 얽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목적에 복무합니다. 김연수는 이번 작품에서 마치 작정이라도 한 듯 반복해서 작중 화자들의 입을 빌어 누구도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존재라는 것을 상기시킵니다. 지금 이 순간 '너'를 사랑하는 '나'는 은하계에 자신 뿐임으로 자신과 똑같은 존재는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하는 작중 화자 '나'에게 정민은 고개를 저으며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이야기합니다. 정민은 지구인의 메시지를 담은 레코드판을 우주 어딘가를 향해 쏘아올릴 생각을 한 사람이 칼 세이건이라면, 그 레코드를 발견하고 한번 들어보자고 말할 사람 역시 우주 저 편 어딘가의 칼 세이건일 거라고 말합니다. 한편 혁명적 문화 운동가 강시우는 '나'에게 두 천체가 서로간에 에너지를 교환하며 진행경로를 바꿔 서로 비켜가는 섭동현상에 대해 말해 줍니다. 외따로 떨어져 살아가는 것만 같은 개별적 존재인 수많은 '나'들은 사실 혼자가 아니라 각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에게 섭동하며 에너지를 주고 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작중 화자 '나'는 강시우를 통해 깨닫게 됩니다. 애초에 '나'가 강시우에게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했던 이유 역시 '나'의 할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입체 누드사진을 강시우 역시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소설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주제는 좀 더 명확해집니다.

함부로 추측하는 것은 어렵고 무모할 뿐만 아니라 위험한 일이기도 합니다만, 어찌 보면 김연수는 도저한 절망과 지독한 회의를 뚫고 간신히 세상에 대한 희망을 들려주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해 이해를, 소통을, 진실을 가로막는 장벽 앞에서 괴로워하던 수많은 사람들을 다시 돌이켜봅니다. 이상 김해경의 삶을 충실히 복제한 삶을 살아가다가 결국 그가 추구하려던 문학세계를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방편으로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길을 선택하는 서혁민,([꾿빠이, 이상]) 죽은 여자친구의 유서를 이해할 수 없는 괴로움에 몸부림치다가 스스로를 설산 속 어딘가에 실종시킴으로써 오랜 괴로움의 마침표를 찍는 '그',([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수록작 : 다시 한 달을 더 가 설산을 넘으면]) '아이를 낳아야만 해'라던 남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어 위태롭게 흔들리다가 결국 스러지고 마는 세영,([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수록작 : 그건 새였을까, 네즈미]) 죽는 순간까지 남편의 배신을 이해할 수 없음에 씁쓸해하는 '나'.(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수록작 : 이렇게 한낮 속에 서 있다])... 절대 고독에 시달리면서도 '나 자신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밀'이 필요하다며 '비밀의 힘'이 있어야 비로소 날아오를 수 있다고 속삭이던([꾿빠이, 이상]) 김연수는 이제 '그 누구도 혼자가 아니'라고, '나'가 정민과 함께 올려다 본 밤하늘의 별들 사이에 길이 나서 별자리를 이루는 것처럼 떨어져 있는 것 같은 모두가 사실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작중 화자 '나'의 결말 역시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열려 있습니다. 비록 그가 걷게 되는 행보가 순탄하진 않았지만, 그는 김연수의 소설에 등장하는 작중 화자 중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흔치 않은 인물입니다.

하지만 단정짓기는 이릅니다. 그의 소설이 언제나 절망만을 이야기했던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김연수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은 때로는 패배하고 무너지는 방식으로 스스로의 절망을 초극하고 희망의 길을 보곤 했습니다. 학자로서의 수명을 좀 더 연장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를 자신만의 비밀로 묻어둠으로써 학자로써 파멸의 길을 걸으며 자신의 정체성에 얽힌 비밀도 함께 묻어 버리며 한국계 미국인으로써 살아가기를 선택하는 피터 주나, 목숨을 걸어 자신의 평생의 숙원을 이루며 눈을 감는 서혁민 (이상, [꾿빠이, 이상]) 같은 인물들이 선택한 결말이 그 선택의 극단성에도 불구하고 불행한 선택이었다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의 전작들이 오로지 끝없는 부정으로 가득 차 있었노라 일축해서 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의 등장인물들이 찾아간 행복한 결말 역시 그가 긍정의 길로 접어드는 징조라 말하기는 이른 감이 있습니다. 변혁의 바람이 사그라들고 난 다음, 그 시절을 뜨겁게 살아가던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변절하거나 몰락해갔는가를 우리는 알고 있지 않습니까. (박민규의 단편 [코리언 스탠더드]를 찾아 읽어보시면 초라하게 몰락해가는 386들의 뒷모습이 서글프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런 탓에 그의 작품 중 유달리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이 소설은 어찌 보면 오히려 더 위태롭고 안쓰럽기도 합니다. 과연 김연수는 문학평론가 김병익의 말처럼 비로소 '철저한 부정을 통해 진실을 찾는 꿈의 길', '따뜻한 이해'와 '역사에 대한 신뢰'를 찾은 걸까요? 그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선 우린 아마도 김연수의 다음 작품을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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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7 20:28 2008/04/0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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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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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7 10:44 2008/04/07 10:44